문학

[스크랩] 찔레꽃 외 1편 / 유금옥

김현곡 2014. 6. 28. 20:14

 

레꽃

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 유금옥

 

 

  산골 마을도서관 회원들은

  하얀 틀니를 끼고 오십니다

 

  오늘은 한글기초를 배우는 김순덕 할머니가 지각하셨는데요 사유인즉, 세수 깨깥이 하고 농협에 돈 삼만 원 찾으러 갔는디, 그동안 배운 이름 석 자 써먹으려고 펜대를 쓱~ 잡았는디, 아, 글쎄! 손가락이 벌벌 떨리고 기가 칵 막혀서리, 그만 내 이름을 잊어뿌랳지 뭐야! 푸하하하

 

  도서관 바닥으로 하얀 틀니가 떨어지는 중입니다

  유리창 밖, 찔레꽃잎이 하얗게 흩날리는 중입니다

  자신의 이름도 모르는 산새들이 가갸거겨 지저귀는 봄날입니다

 

 

  - <유심> 2010.7~8월호

 

 

산수 시간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유금옥

 

"개 삽니다아 발바리 삽니다아"
시골길에, 확성기를 단
트럭이 돌아다닙니다.

순호가 교실 밖으로
살금살금 달아납니다.

강아지풀이 꼬리를 흔드는
파아란 밭둑길을 뛰어갑니다.
복슬복슬한 흰 구름도 따라갑니다.

"개 삽니다아 발바리 삽니다아"
시골길에, 목쉰 트럭이
기웃기웃 돌아다닙니다.

순호가 교실 안으로 살금살금
강아지를 안고 들어옵니다.

친구들이 3, 1은 3. 3, 2, 6
3, 3, 9. 구구단을 외우고 있습니다
목소리를 점점 높여 줍니다.

출처 : 전북문인협회
글쓴이 : 배재열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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